▶ LA화제
▶ LA지역 살인율 급증에 희생자 가족들 궐기
LA지역의 범죄율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LA시는 물론 LA 카운티 관내 범죄율이 큰폭으로 감소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극히 이례적이고 우려할만한 현상이다.
LA시에서는 올해들어 7월 중순까지 266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1년전보다 무려 30%나 증가한 수치다. LA 경찰국은 이들 살인사건의 42%가 갱폭력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같은 갑작스런 범죄증가의 원인에 대해서 아무도 확실한 진단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저, 통상적인 추측대로 열악한 삶의 환경에 처해있는 청소년들이 손쉽게 무기와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는 환경이 지목되고 있을 뿐이다.
얼마전, LA에 거주하는 헬렌 오스틴은 직장에 지각을 했다.
그날 아침 미용실에 들러서 자신의 친구 미용사와 함께 울고 기도하느라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나중에, 그녀는 자신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우리의 미래를 구하자’라는 단체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미용사의 하나뿐인 아들이 최근 살해당했다. 친구는 거의 인사불성 상태이며, 체중이 30파운드나 빠졌다."
오스틴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젊은 살인자의 사진과 보상금이 적힌 광고전단이 들려 있었다.
오스틴이 그렇게 슬피 운것은 친구 독자아들의 죽음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난 수년사이에, 자신의 손자 두 명도 살해당했던 것이다. 오스틴은 또, 최근 몇 달새 피비린내나는 살인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 사우스센트럴 LA의 현실에 대해서도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이같은 현실과 관련, LA 범죄예방연합 사무총장 빌리 바이스는 큰 우려를 표시한다.
"지금, 또 한 번의 전염병이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작금의 현상은 지난 90년대 초반의 광란의 범죄확산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 문제와 관련된 일련의 모임에서 인터뷰 당사자들은 작금의 폭력증가세에 대해 하나같이 큰 우려를 표명하고, 시급히 모종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효과를 보는 처방은 없다. 하지만, 오늘 시작하지 않으면 분명히 내일이 없을 것이다"
게리 어너는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새, 거리 폭력으로 인해 그의 딸과 아들, 그리고 누이를 장사지낸 비극의 주인공이다.
이들 모임들에는 십대들, 중년의 전직 갱단 멤버들, 살해당한 아들의 엄마들, 소셜워커들, 선출직 공무원들, 사회단체 대표들, 경찰관들, 그리고, 인터뷰 불과 하루전에 아들이 살해당한 엄마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한 모임에서 LA 시의원 마크 리들리 토마스는 범죄증가의 큰 원인으로 전과자들의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여름철 일자리가 1만 3,000개에 달했으나, 올해는 3,500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의회에 하계고용창출과 범죄예방 프로그램 보조금으로 500만달러를 책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전반적인 경기활황에도 불구하고, LA 거주 십대들과 전과자들이 일자리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많은 참석자들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범죄예방에 매우 결정적인 요인이라는데 견해를 같이했다.
한편, 전과자들의 현실에 대해, 과거 20년간 교도소 문을 들락날락 했던 파머는 이렇게 말했다.
"교도소 밖에서 3년째 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일자리를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어떤때는 2, 3일씩 끼니를 거를 때도 있다. 밖에 나가면, 도처에 범죄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나는 다시는 교도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또 들어가면 아마 우리 엄마가 죽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3년전 마지막 출소한 후, 다시는 교도소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현재 그는 인근 청소년 및 지역사회 옹호단체인 ‘적극적행동 전국연합’의 부회장으로 범죄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열린 3개의 범죄관련 모임 중 한 곳에서,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이본 버크도 전과자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범죄예방의 최우선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통계자료를 근거로, 출소한 전과자들은 십중팔구 가정이 아니라 길거리로 나가게 된다고 보고했다.
한편 ‘우리의 미래를 구하자’의 오스틴은 친구의 아들에게 정의를 찾아 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며, 인근 재활센터에 현상금 수배전단을 붙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재활센터는 오스틴의 양녀인 샬롯 오스틴 조던이 자신의 살해된 아들을 기념하여 설립한 단체다. 조던이 이 운동에 뛰어 든 것은 1988년, 25세의 아들 코리가 한 갱단멤버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이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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