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천년을 사는 교육의 지혜:주류사회에서 자녀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피츠버그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고 노스이스트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교수로 있는 사람. 인디애나 주지사 재활정책 자문위원을 맡기도 하고 미국 교육계 저명인사 인명전에 부인과 함께 올라 있는 사람. 국제 로터리 클럽에서 봉사상을 수상하고 이 클럽 기념 봉사 인물 75인 중에 한 명으로 선정된 사람.
이 정도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입지전적인 인물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이 실명한 장애인임을 알게되면 우리는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최초의 맹인 박사 강영우, 국제적 사회복지단체인「Goodwill Industry Int ernational」의 이사로 있는 강박사가 총회 참석차 워싱턴에 들렀다. 현재 그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11일부터 12일까지 「새천년을 사는 교육의 지혜:주류사회에서 자녀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있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지적인 능력을 너무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지식 축적만이 교육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서적인 면과 심리적인 면이 균형있게 발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은 자녀의 능력도 최대한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강박사의 이번 강연도 기본적인 지적 능력 개발이 아닌 심력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박사는 심력 개발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유태인의 예를 들었다. 스탠포드 대학의 젠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유태인들이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노벨상 수상자들을 비롯,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하는 이유가 머리가 우수해서만은 아니라는 것. 조사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유태인의 지능이 타민족에 비해 특별히 우수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심력면에서는 월등한 차이가 있었다. 유태인들은 자존감이나 자신감 등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갖고 있었고 뚜렷한 비전과 원대한 꿈이 있었으며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인내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훈련을 일찍부터 받고 있었다. 즉 EQ나 의지력 등이 타민족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놀라운 것은 부모가 집중력과 시간 관리, 가치관, 비전 등 자녀들의 심력 개발에 노력하다보면 지적인 능력도 저절로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공부만 무조건 하라고 내모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숲속에 있는 아이가 숲을 볼 수 없듯이 학문의 구조를 배우고 전체를 관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면 됩니다. 지적인 흥미를 유발시켜주는 것입니다."
이런 교육은 모든 어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강박사 자신도 이런 이론들을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있고 자녀도 그렇게 키웠다. 현재 큰 아들은 하버드대와 듀크대를 나와 안과 전문의로 있고 둘째는 시카고대와 듀크 법대를 마치고 현재 상원 교육보건위 자문으로 일하고 있다.
강박사가 실명한 것은 열 다섯 살 때였다. 3학년때 축구를 하다 공애 맞아 시각 장애인이됐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고 어머니도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뇌일혈로 곧 사망하셨다. 설상가상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누님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일년 사개월만에 심신이 지쳐 세상을 떠났다. 18세의 꽃다운 나이였다.
두 동생을 안고 울고 또 울었던 16세 맹인 소년 강영우. 그러나 그는 말할 수 없는 역경들을 이기고 연세대 교육과에 입학, 사년후 2등으로 졸업했다. 체육 교수의 편견만 없었어도 수석 졸업이 가능했다.
그리고 어렵게 미국 유학까지 와, 3년 8개월만에 두 개의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문화방송(MBC)은 1994년에 제작됐던 강박사 특집극 「눈먼새의 노래(안재욱, 김혜수 분)」의 속편(가제:완전한 사랑)을 제작중이다. 국제 대회에서 입선하고 한국 방송대상도 탔던 첫 드라마는 에필로그에 조지 부시전 대통령이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번째 작품에는 장애인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출연할 계획이다.
강박사는 사회복지법인 국제교육재활교류재단(이사장 송자 명지대 총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데 워싱턴 지역 총무는 역시 장애인인 홍기표 변호사가맡고 있다.
강박사는 자녀 교육에서 부모의 모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몇 번씩이나 강조했다. "첫째, 둘째, 셋째 모두 모범입니다. 정직한 아이를 원하시면 먼저 정직하십시오. 자녀가 책을 좋아하기를 원하면 먼저 자녀 앞에서 책을 드십시오. 그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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