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국사회에는 6.25전쟁 당시 노근리 양민이 참전미군들에 의해 학살당했다는 사건이 주요이슈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가해국의 보상 및 책임자 처벌, 사건의 규명문제 등이 본격 거론된 바 있다.

이에 때맞춰 본국에서는 최근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 전우회 2천4백명이 상이용사복 차림으로 이를 기사화 한 한 신문사에 쳐들어가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 사건이란 이 전쟁에 참전했던 한국군들이 고엽제 살포로 인해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 골자인데 이를 관계신문사가 당시 전쟁에서 참전 한국군인들이 노근리 사건 비슷하게 베트남계 양민을 무참히 학살한 일도 있다는 쪽으로 보도해 이에 노발한 당시 참전 한국상이용사들이 신문사의 기물을 부수고 폭력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항의시위를 벌임으로써 사태가 심각성을 띠게 된 것. 관련 상이용사들은 문제의 신문사 보도내용에 “무슨 소리냐,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자신들은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일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사실 일부에서 한국인 참전 군인도 본의 아니게 베트남양민 학살 등 좋지 못한 일을 저지른 보고도 꽤 있다고 한다. 어느 나라곤 전쟁이 있는 한 이런 사태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사건의 배경이다. 언제 죽을 지도 모를 격전지에서는 우발적으로라도 얼마든지 이런 일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볼 때 일단 저질러진 사태에 대해 충분히 사과를 받고, 또 반대로 잘못했을 경우는 우리도 사과를 하고 그에 따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만일 한국전쟁 때 미군이 노근리 에서 저지른 사건처럼 우리도 베트남에서 잘못한 사실이 있으면 우리가 미국에 책임을 묻고 보상을 요구하듯, 우리 자신도 우리의 실수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미군이 우리 나라에 와서 나쁜 짓을 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져야 한다며 분개하면서 우리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안 지겠다고 한다면 옳은 일이 아닌 것 같다.

우리가 베트남을 구하기 위해 많은 군인이 희생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의 실수를 들춰낸 것에 너무 하다 한다면, 미군이 우리의 전쟁당시 무수한 도움을 주면서 엄청난 사상자도 냈는데 노근리에 가서 그 조그만 사건을 저질렀다고 뭐 그게 대수냐 하는 식의 얘기를 그들도 할 수 있다. 이는 국가와 사람을 떠나 나의 잘못은 따지지 않고 네가 잘못했다는 것만 따지는 식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것의 결정판이 바로 해방되고 나서 한국군이 반기를 든 내나라 국민인 제주 도민들을 전부 적색분자로 몰아 반체제적이라며 대량 학살한 사건이 아닌가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때 죽임을 당한 양민은 몇 만 명으로 전해진다. 이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양민의 입장에서 볼 때 당국에서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 단순히 치안을 이유로 제대로 구별도 않은 채 마구 쳐죽였다면 말이다. 사실상 이 당시엔 8순 노인이 10세 미만의 딸을 안고 살려달라고 하다 죽임을 당한 실제 사실들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솔직히 이들이 무슨 공산당을 알고 민주주의를 알겠는가. 결과적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양민들도 있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자신들의 의견에 좀 대치된다고 해서 이성보다는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한국의 사태를 보면서 왠지 씁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때려부수고 보자는 식의 행위는 문명국가에서 비 야만적 행위로 비쳐진다. 미국사회는 아무리 문화가 다르고 말이 안 통한다 해도 돈이든 법이든 모든 질서가 제대로 잡혀 있어 절대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한국의 막가는 식의 스트라이크 같은 현상은 구경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