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화제
▶ 산림지역 주거지 현상으로 화재 가능성 높아져
최근 수년동안 대규모 산불이 빈발하면서, 요즘 미국에는 국가적인 산불비상이 걸렸다.
특히 얼마 전 뉴 멕시코주 로스 알라모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서부 산림지역 거주자들에게 심각한 산불공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사이에 대규모 산불이 빈발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서부 산악지역의 경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산림 인접지대로 주거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같은 주택이동 및 확산 현상은 산불발생 가능성을 몇 배나 더욱 높여 놓았다. 둘째, 오랜 산림관리로 수풀들이 지나치게 조밀해지고, 다른 한편으로 계속된 벌목의 잔해들이 바닥에 쌓여 산불의 최적상태가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급기야, 산불문제는 의회차원의 비상대책 강구 단계로까지 비화되었다.
의회는 요즘, 산불위험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수백만달러 예산이 투입될 산불비상플랜을 짜고 있다.
산불문제의 심각성은 한 전문가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제 문제는 산불의 발생여부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인가 하는 시점의 문제다"
아리조나주 플랙스탭 소방국장인 산불전문가 폴 서머펠트의 말이다.
플랙스탭 지역은 세계최대의 오엽송 소나무 산림지대로서, 이 일대 6만여 거주민들은 심각한 산불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미 전역에 걸쳐서, 산불로 인한 주택 및 재산피해는 80년대에서 90년대 사이에 여섯 배나 증가했다.
이로 인한 지난 10년간의 산불피해액만도 32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평균 1,200채의 가구들이 산불로 불탔는데, 이것은 80년대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4만여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여 100만 에이커 이상을 불태웠는데, 이는 1996년 이후의 연평균 피해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기록이다.
"우리 인간들의 주거지가 교외지역을 따라 자연으로 접근하면 할수록, 산불 위험성은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미국 소방국 최고책임자인 케니쓰 버리스는 말한다.
한편, 이번 여름에 도입될 화재비상 플랜은 주로 서부지역 주들 출신 의원들에 의해 입안되고 있다. 이 플랜이 발효되면, 금년도 화재예산은 기존의 6,500만달러의 두 배 가까운 1억 1,500만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 플랜에 따라, 앞으로는 로스 알라모스 산불처럼 연방정부에서 책임의 일부를 시인하는 산불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규모가 더욱 확대된다. 또, 증액된 예산은 과도하게 조밀한 수풀에 둘러쌓여 산불재해에 노출된, 서부 산악지대 커뮤니티들 주변에 산불저지선을 구축하는데 사용된다.
산불은 기본적으로 자연재해다.
그러나, 서부 산림지역 중 자연상태로 그대로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산불들은 과거 100년간의 유산이 분출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즉, 지난 100년간 산불을 효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수풀들이 지나치게 조밀해졌고, 동시에 계속된 벌목의 잔해들이 누적되어 산불발생의 최적상태가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난 100년간은 산불의 연료축적기였다고 보면된다. 그 결과, 번개불로 인한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대규모 산불로 번질 공산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은, 1,000에이커 이상을 불태운 대규모 산불건수가 1984년의 25건에서 지나 해에는 80건으로 늘었다는 통계에서 잘 나타난다.
그러나, 그같은 자연적 요인 외에도, 급격한 주거지의 확대가 산불빈발 및 대형화의 주요요인이라는 점에 대해 모든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간단히 말해, 수풀과 인접한 주택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하다못해 담배불이나 잔디깎는 기계의 스파크에 의해 산불이 발화될 가능성도 크게 늘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야생산불의 90%는 결국 인재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수풀 속의 주택들로 인해 효과적인 화재진압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일단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작업의 우선순위가 인명 및 재산보호에 주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전통적인 산불진화책은 주거지가 뒤섞인 산림 속에서는 적합하지도 않다.
"우리는 마치, 산림을 나무 화덕처럼 만들어 놓았다. 온갖 발화성 연료들이 쌓인 화덕을 거실에 갖다 놓고, 산불관리원들에게 ‘집은 불태우지 말고 화덕만 잘 관리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산불전문가 엔디 슈탈은 말한다.
슈탈은 1만 3,000여명의 전현직 산불관리원들로 구성된 ‘환경윤리를 위한 산림서비스 관리원 협회’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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