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에 최첨단 테크놀리지 음악 박물관 개관
최근, 시애틀에서는 최첨단 테크놀러지로 무장한 음악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E.M.P, 즉 ‘음악프로젝트 경험’으로 명명된 이 박물관은, 건물설계로부터 박물관의 각종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컴퓨터 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것이 없다.
설계자인 프랭크 게리에 따르면, 박물관 설계에 사용된 컴퓨터는 프랑스제 최첨단 미라지 전투기 설계에 동원됐던 시스템과 동일한 것이다. 게리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레스 스틸을 사용, 마치 ‘3차원의 떠다니는 퍼즐’처럼, 햇볕이 드문 북서부에서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 최첨단 음악박물관의 이미지를 살려냈다.
아마도, E.M.P는 현존하는 어떤 박물관 보다 더 현대적 컴퓨터 기술과 융합된 박물관일 것이다.
14만 평방 피트에 달하는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방문객들은 건물안내로부터 음악소개, 오락 등등 모든 것을 디지털 컴퓨터 시스템에 의존한다. 그 중에서도, 이 박물관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미국의 가장 대중적 음악인 로큰롤이다.
"E.M.P는 혁신과 반항성을 완벽하게 구현한 박물관이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음악을 좋아하지 않듯, 이 박물관도 모든 사람의 구미를 맞추려 하지는 않았다"
박물관 건축책임자였던 폴 줌월트는 말한다.
이 박물관에는 로큰롤 시대의 중요한 음악적 유산들이 총집결되어 있다.
전시품 중에는 65년된 오리지널 깁슨 실험용 기타를 비롯, 지금은 고인이 된 니르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 소유였던 친필 악보들, 제니스 조플린의 벨벳 브라우스 등도 눈에 뛴다. 또, 시애틀 출신인 지미 헨드릭스가 1969년, 우드스탁 축제때 연주했던 펜더 스트레토캐스터 기타도 볼 수 있다.
또, 북서부 출신으로서 유명해졌던 음악가들의 작품과 관련된 컬렉션들도 많다.
이 부류에는 킹스먼, 플릿우드, 빙 크로스비, 퀸시 존스 그리고 레이 찰스 등이 포함된다.
그 밖에, 로큰롤의 뿌리를 탐험하는 전시품들만 별도로 전시한 곳도 있다. 여기에는, 보 디들리의 1956년제 기타, 엘비스 프레스리가 초기에 입었던 가죽 자켓, 그리고 1942년제 월리처 주크박스 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힙합 음악과 같은 보다 현대적인 음악장르에 해당하는 전시품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는 그랜드매스터 플래시 소유였던 턴테이블, 닥터 드리가 자신의 앨범 ‘더 크로닉’을 녹음할 때 사용했던 드럼, 그리고 뉴욕의 두 예술가인 돈디와 미디그의 오리지널 작품들이 있다.
E.M.P에서는 거의 모든 것들이 컴퓨터 테크놀러지로 한번씩 꼬여져 있다.
예를 들면, 헨드릭스의 친필 악보집은 일반 박물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유리전시실 안에서 전시되어 있다. 동시에, 그 악보에 담긴 모든 내용은 디지털화되어 컴퓨터 화면을 통해 나타난다.
관람자가 손끝으로 은행의 자동인출기 모니터처럼 생긴 액정 화면을 작동시키면, 화면에 알아보기도 힘든 헨드릭스의 악필이 한줄씩 나타나면서, 동시에 관람자가 읽기 쉬운 글체로 자동전환된다. 또, 손가락 마우스만 움직이면 헨드릭스 노래들의 데모 버전 및 완성 버전을 자유자재로 비교할 수도 있고, 나아가서 그에게 영향을 미쳤던 음악적 형태들을 추적하는 멀티미디어 투어도 가능하다.
그 밖에도, 관람객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한 기상천외한 음악적 장치들이 다수 설치되어 있다.
예를 들면, 42인치 평면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스크린 뮤직 비디오와 특정 가수의 음성의 변천과정을 보여주는 코너도 있다. 또, 컴퓨터로 가이드되는 인터액티브 음악레슨 코스도 있는데, 이 컴퓨터들은 자동화된 드럼 키트, 일렉트릭 기타 및 키보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통해 작동된다.
E.M.P 박물관에 전시된 거의 모든 종류의 일렉트릭 기타들의 소리를,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연주한 것과 같은 수준의 디지털 레코딩을 통해 들을 수도 있다.
방문자들은 또, 버츄얼 가라오케라는 특수장치를 통하여, 공연장에 운집한 대규모 관중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노래를 불러 볼 수 있다.
이 밖에, ‘아티스트 저니’라고 불리는, 음악적 혁신과 창의성이 가득 찬 모션 라이드도 관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한번에 40명씩이 탑승하는 모션 라이드에서는, 디지털화된 제임스 브라운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스크린의 전면에서, 수압으로 통제되는 플랫폼이 화면상황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탑승객 좌석 바로 밑에서는, 공기호스를 통하여 적절한 냄새들이 흘러나오면서 스토리의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킨다.
E.M.P 박물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억만장차 폴 앨런과 그의 누이 조디 앨런 패튼의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조디는 이 박물관의 공동 창설자이자, 현재 수석 디렉터를 맡고 있다.
E.M.P 박물관의 이같은 최첨단 테크놀러지에 대하여 박물관 부관장 캐시 스캘란은 이렇게 말한다.
"E.M.P의 첨단시스템은 단순히 테크롤러지의 과시가 아니다. 우리의 초점은 테크놀러지 박물관이 아니라, 테크롤러지를 통하여 음악적 경험을 최고로 끌어 올리고, 음악적 창의력을 고양시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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