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화제
▶ 덴버 브롱코스 새 스테디엄 명칭놓고 고민
미국은 프로스포츠의 천국이다.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워낙 크다보니, 각 구장들의 이름을 결정하는 작명권에도 상상을 뛰어넘는 천문학적 돈이 뒤따른다.
콜로라도주 덴버시는 요즘, 새로 건축될 풋볼 스테디엄의 작명을 놓고 시 전체가 한 바탕 홍역을 치루고 있다.
덴버시 납세자들은 덴버 브롱코스 팀의 새 전용구장 건설 재원 3억 6,400만달러를 조달할 세금인상안에 투표를 할 때만 해도 별반 동요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오랫동안 사랑했던 마일하이 스테디엄이 내년에 헐린다는 소식에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마일하이 스테디엄’이라는 구장명칭의 개명 문제가 대두되자, 대중들 가운데 엄청난 감정적 격론이 일어났다.
개명 문제는 일명, ‘마일하이 시티’로 불리는 덴버시의 시민적 자존심에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신설구장의 작명에는 최소한 수천만달러의 군침도는 유혹이 걸려있다.
그러나, 많은 덴버 브롱코스 팬들은 덴버의 지정학적 특성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는 ‘마일하이 스테디엄’ 명칭을 사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일하이’라는 명칭은 신비적인 뉘앙스를 풍긴다"라고 최근, 작명청문회에 참석했던 덴버 토박이 켄 슈로펠은 말한다.
지난달, 6번에 걸쳐 개최된 작명청문회에서는 마일하이 빅 애플, 윈디 시티 등 몇몇 명칭들이 거론됐으나, 그 어느 것도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일련의 청문회가 성과없이 끝난 것은 기존 명칭에 대한 깊은 향수 외에도, 후보 명칭들에 따른 댓가가 시민들의 기대에 못미친 까닭도 있었다.
NFL 워싱턴 레드스킨스 팀의 경우, 신설 풋볼구장을 페덱스 필드로 작명한 대가로 무려 2억 500만달러를 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지금까지, 신설구장 작명 가치로는 최고기록이다.
그러나, 모든 구장들의 작명권 가치가 이처럼 천문학적 규모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메이저 스포츠 팀들 및 스테디엄 소유주들은 경기장 작명권 대가로 지금까지 약 24억달러의 돈을 챙겨 왔다.
스포츠 세계에서 비상업적 명칭을 그대로 고수하는 구장은 독불장군에 속한다.
오늘날은 거의 모든 구장들이 천문학적 대가를 받고 명칭을 판매하는 마켓팅 천국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근년에 새로 신설된 구장 중, 스폰서 회사 이름 대신에 기존의 명칭을 그대로 고수한 경우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스테디엄이 유일하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구단주 역시 구장명칭 판매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이 구장에 딸린 4개의 주요 출입구 명칭은 이미 수백만달러를 받고 4개의 기업들에게 판매되었다.
예비견적서에 따르면 덴버의 신설구장의 20년 작명권 가치는 5,200만달러에서 8,900만달러 사이인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같은 액수는 게임 프로그램권, 방송권, 고급 스위트 같은 팀의 인벤토리가 포함된 패키지 협상이 될 경우,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다른 모든 도시들에서는 신설구장 작명권이 연고지 팀에게 있지만, 유독 덴버시에서는 작명권이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다. 콜로라도 주법은 덴버의 ‘메트로폴리탄 풋볼 스테디엄 디스트릭트’에게 작명권의 판매를 허용하지만, ‘9인 스테디엄 위원회’가 판매가 및 혜택들을 먼저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법은 특히, 9인 패널이 "’마일하이 스테디엄’의 명칭유지와 관련된 대중의 정서 및 다른 모든 혜택들을 특별하게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 따라, 위원회는 스테디엄 명칭응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출한 공식제안서들의 검토여부를 조만간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위원회 대변인 매트 슈거는, 패널이 마일하이 명칭을 그대로 고수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일단 수천만달러의 현금제의가 들어올 경우, 패널이 그같은 유혹을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비관한다.
콜로라도 주법에 따르면, 그 돈은 스테디엄 공사예산의 75%에 해당하는 2억 7,300만달러를 책임진 일반시민들의 분담금 경감에 쓰여진다. 나머지 25%의 공사비는 연고지 팀의 책임이다.
이와 관련, 덴버 시민들은 내년부터 10달러 구매시 판매세를 1센트 인상하는 지방세법을 이미 통과시켰다. 그런데, 스테디엄 작명권이 매각될 경우, 12년의 추가세금 지출기간이 최소한 2년이상 줄어든다.
그러나, 기존명칭 고수를 주장하는 진영은 마일하이 명칭의 자유광고 가치가 작명 매각대금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먼데이 나잇 풋볼’ 프로그램 때마다, 카메라들이 눈덮힌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포착하는 광고섹션의 가치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보존론자들은 해발 5,280피트의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에서 경기하는 원정팀 선수들에게, 마일하이라는 명칭이 미치는 심리적, 생리학적 효과도 만만챦을 것으로 본다.
한편, 덴버 거주자 루 캐디는 명칭변경 불가론을 편다.
"만일, 메이저리그 구장인 양키 스테디엄의 명칭을 콘에드 스테디엄으로 바꾸면 어떨지 상상해 보라"
그는 기존명칭을 보존할 목적으로 "마일하이 스테디엄의 친구들"이라는 단체를 조직, 차량범퍼 스티커 붙이기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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