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공사장 인부인 23세의 펠리페는 밤늦게 친구와 함께 맥주를 들이키며, 콜로라도주 에드워드 다운타운에서 차를 몰고 있었다. 요란스런 디스코 음악이 늦은 시간의 정적을 뒤흔들었다.
그날 밤, 펠리페는 소란 및 음주운전 혐의로 에드워드 경찰에 체포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경찰에게 "후안 로메로"라는 가명을 제시한 죄목으로 가중처벌을 받게 되었다. 결국, 펠리페는 형벌을 감량 받는 조건으로, 미국 생활방식을 배우는 3시간 짜리 특별교육을 받기로 동의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멕시코에서는 매일 하는 일인데..." 그는 항변했지만, 미국 땅에서 이 말이 통할 리 없었다.
이글 카운티 관공서 빌딩에는 일단의 멕시코 노동자들이 동일한 교육을 받기 위해 집결해 있다. 이들은 교육관으로부터 보석금 책정, 재판전 합의, 그리고 체포영장 등에 관한 내용을 교육받는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멕시코에서 갓 넘어 온 사람들이다. 그들 중 영어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하나같이 음주운전, 무보험 차량운전, 배우자 학대, 주먹싸움 같은 혐의로 체포된 사람들이다. 그들 중 4분의 3은 체류신분도 없는 불법 이민자들이다.
그러나, 적어도 콜로라도의 휴양지에서는 강제추방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는 실업율이 2% 미만일 뿐 아니라, 멕시코인들이 저임금의 접시닦이, 잔디깎이 등, 힘든 일의 절반 가량을 떠맡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에서는 이런 직종들이 필수적인데, 미국인들 중 이런 일을 할 사람은 거의 없다.
구스타보 에레디아 교육관이 수강자들에게 묻는다. "멕시코의 911 번호가 무엇인가" 이 말에 그들은 키득거린다. "멕시코에는 그런 거 없다" 교육관은 또,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미국에서는 주먹다짐을 할 필요가 없다. 경찰이 다 알아서 해 준다. 미국사회의 시스템은 일종의 카드게임 같다. 이기기 위해서는 게임의 룰을 잘 알아야 한다"
쿠퍼 마운틴 휴양지에서 노동자로 일하는 26세의 하비에르도 비싼 대가를 지불한 후에야 이 교훈을 깨우쳤다. 그는 앞유리창이 깨진 차를 운전하다 적발되어 45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450달러는 그의 일주일치 주급이다.
22세의 오마 아마야는 베일에서 집 페인트 기술자로 일한다. 그는 하루평균 105달러 정도를 벌고 있다. 이 정도 수입이면, 까다로운 법 집행 준수요금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멕시코에 있다면, 그는 하루 품삯으로 5달러 밖에 받지 못할 것이다.
아마야는 전에 소환장을 무시한 것과, 최근 면허증 및 보험 없이 차를 운전한 혐의로 7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멕시코에서는, 이 정도 문제는 도로상에서 경찰 손에 10달러만 쥐어주면 끝난다" 그는 말한다.
에레디아 교육관은 멕시코인들이 겪는 문화충격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안내자도 없이, 세계 최빈국 중 하나에서 최고로 부유한 나라로 옮겨 살다보니, 엄청난 문화충격이 뒤따른다"
그 역시, 옛날에는 접시닦이를 하다가 지금은 법원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그가 ‘미국에서 사는 법’이라는 문화적응 프로그램을 인도한지도 벌써 2년째다.
콜로라도주 9개 카운티가 이 프로그램을 공식적인 법원 형량선고 프로그램의 일부로 채택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들 중, 이곳에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글 카운티의 테리 디엠 판사는 말한다. 이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시작된 1998년 이후, 히스패닉 계의 음주운전 적발율은 40%나 급감했다. 에레디아의 교육은 계속해서 미국사회의 금기사항들로 이어진다.
"미국 문화는 멕시코 문화와 판이하다. 밤 10시 이후에는 라디오 볼륨을 낮춰라. 일요일날은 공원에서 상스런 말을 쓰지 말라. 맘에 드는 아가씨가 있다고 함부로 쫓아가지 말라. 스토킹 범으로 체포되기 쉽상이다"
이글 카운티에 사는 라틴계 이민자들은 주류사회에 동화되지 않고도, 자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라틴계가 전체인구의 3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헤르디아는 이렇게 가르친다. "고립을 자초하지 말라. 영어를 배우라.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사람들의 집으로 찾아가서 어울려라" 한편, 이글 카운티 인간관계 서비스 국장 캐슬린 포리내시는 이렇게 분석한다.
"사실, 새 이민자들은 미국사회를 이해하기 원한다. 그러나, 그들은 기본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서 살고 있다. 우리들이 가진 삶의 보호장치를 전혀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 대부분은 멕시코에 가족들을 남겨둔 채 떠나왔다. 따라서, 고독감과 향수가 그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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