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업체, 일반에게 제품 선보이는 마케팅 활발
▶ 윌슨, 켈로웨이등 주력... 성능시험, 가격할인 이점도
듣기에 좀 생소할지 모르지만, 요즘 미국 골프업계에는 "데모의 날"이 유행이다.
그렇다고, 무슨 옛날 고물차들을 끌고 나와서 서로 박치기를 하다가 폐차장에 쳐 넣는 날이 아니다.
데모의 날이란, 일반 골퍼들이 마켓에서 최첨단 골프 장비들을 사용하여 볼을 쳐볼 수 있는 날을 말한다.
물론, 자신이 사용해 본 골프채등 장비를 반드시 구입해야 할 의무 같은 것은 전혀 없다. 그런데, 이 ‘데모의 날’이 과거와는 달리 일반 컨트리 클럽이나 드라이빙 레인지를 찾아들고 있는 것이다.
"전에도 데모의 날이 있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골퍼들 사이에 데모의 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아놀드 파머 골프 사의 최고경영자 신디 데이비스는 말한다.
아놀드 파머 골프사 같은 소형 전문회사로부터 캘러웨이 골프 같은 업계 최대의 회사에 이르기까지, 이제 데모의 날은 골프장비 마케팅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었다. 특히, 올 봄 시즌 미 동부해안 지역에서는 많은 데모의 날들이 열렸다. 골프장비 제조업체들은 때로는 단독으로, 때로는 집단적으로 많은 업자들과 함께 데모의 날을 운영한다.
어떤 데모의 날은 정규회원들만 입장이 허용되는 고급 컨트리 클럽에서 개최된다. 하지만, 다른 많은 데모의 날들은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열리고 있다.
델라웨어 주 라클랜드 소재 듀퐁 컨트리 클럽의 디렉터인 로리 밴시클은, 자신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지난 3월부터 한 달 동안 데모의 날을 개최했다.
"첫째 날은 온종일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핑 아이언을 여덟 세트나 팔았다"
그녀는 이렇게 자랑한다.
골프 장비 가운데서도 특히 우드나 아이언 같은 장비들은 매우 개인적이고 상당한 고가이기 때문에, 장비제조 업체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치열한 판촉활동을 펼치는 것이 상례다.
"차를 구입하려는 고객이라면, 구입 전 반드시 직접 차를 시운전해 보고 싶어할 것이다. 골프 클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언 한 세트가 보통 1,000달러 이상을 호가하고, 드라이버 한 개 값이 500달러를 호가한다"
밴시클은 덧붙인다.
골프 장비회사 중에서도 윌슨 사는 데모의 날 운영에 특히 적극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한 때, 종합 스포츠 용품 회사였던 윌슨은, 최근 들어 골프장비 시장에 복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전에는 골프장을 찾는 최고의 프로들이 윌슨의 장비를 선호하던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다 옛날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우리 회사를 대중들에게 직접 제시하기를 원한다. 소비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싶다. 이런 판촉방식이 윌슨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다. 왜냐하면, 테니스 용품 시장에서 이 방법을 동원하여 대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윌슨의 골프장비 마케팅 담당 제프 하멋은 말한다.
3년 전부터, 윌슨은 자사 휘하의 투어 프로 스탭진들에게 크게 의존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래서, 모든 판촉비를 소위 ‘홈 프로’들에게 집중시킨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들을 ‘클럽 프로’라고 부른다.
이들은 특정 클럽에 소속되어, 골프 입문자들에게 골프 레슨을 해 주면서, 클럽 산하의 프로 샵을 운영하는 것이 상례다.
윌슨 사의 경우, 1997년에 275명의 홈 프로들을 고용했으나, 지금은 그 수가 635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편, 윌슨 사는 작년에 2000년 매스터즈 챔피언 비제이 싱과의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
그 동안 윌슨 사는 비제이 싱에게 연간 80만 달러를 지불했는데, 싱이 재계약에서 120만 달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돈을 보다 많은 홈 프로들을 고용하는데 사용했다"
하멋은 설명한다.
지난 달, 하멋은 시카고 소재 윌슨 본사를 떠나 볼티모어 인근 터프밸리 컨트리 클럽으로 갔다. 이곳에서 미드 애틀랜틱 지역에 있는 윌슨 사 휘하의 50명의 홈 프로들을 위한 데모의 날을 개최하기 위해서였다.
하멋은 홈 프로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후, 슬라이드를 통해서 윌슨의 핵심 골프장비들인 아이언, 골프공, 그리고 장갑 등을 소개했다. 이어서, 프로들의 질문을 받고, 또 그들로부터 판촉에 관한 조언을 경청했다. 그런 다음, 홈 프로들에게 윌슨의 클럽을 사용해서 볼을 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편, 대부분의 골프장비 회사들은 데모의 날에 할인가격을 제공한다.
따라서, 구입자들로서는 최신 장비를 사용해 보면서, 할인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좋은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볼티모어에 사는 로키 고트도 최근 데모의 날에 웨지 한 개를 구입했다.
"데모로 나온 웨지를 사용해 봤는데, 나에게 아주 잘 맞는 느낌이 들어 그 자리에서 구입했다"
고트는 말한다.
그는 웨지를 원가보다 10% 저렴한 109달러를 주고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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