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이 통일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 청사(靑史)에 길이 남게 됐다」「반세기만에 냉전의 고리를 끊을 수있는 역사적 전환점이 마련됐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공항영접은 남북한간 신뢰구축의 상징이다」
CNN·AP·AFP, 일본 NHK 등 해외 각국언론들은 남북한 정상이 55년만에 처음 만난 13일 경쟁적으로 긴급뉴스를 내보내며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외신들은 특히 『金 국방위원장의 이례적인 공항영접은 남북한간 신뢰구축이 획기적으로 진일보할 수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 역사적인 순간에 세계의 눈이 주목했다』고 긴급타전했다. 또 『남북한 정상이 잡은 양손은 끊어졌던 남북한이 다시 연결되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NHK는 13일 오전 북한에 도착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金 국방위원장이 직접 공항으로 마중 나가자 『이는 남북한간 신뢰구축의 제 1보』라고 평가하고 남북한 정상간 만남을 매시간 톱뉴스로 보도했다. NHK는 이날 서울의 중계를 받아 金대통령의 공항도착을 전하고 『金 국방위원장이 공항에 직접 마중 나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트랩을 내린 金대통령과 金위원장이 양손을 잡고 확실하게 악수를 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金 대통령이 공항에서 도착성명을 발표하지 못한 것은 회담의 주도권을 겨냥한 북한측의 의도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도 이날 金위원장이 마중한데 대해 『반세기 이상 계속된 한반도의 상호 불신과 대결의 구도를 전환시키는 역사적인 순간을 세계가 주목했다』고 타전했다. 또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은 세계의 조류에 뒤처져 유일하게 냉전구조가 머물러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정착을 향한 중요한 돌파구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지면을 대대적으로 할애했다.
○…미 CNN은 이날 인터넷 사이트 톱뉴스로 남북정상회담을 올리고, 지난 11일 개설한 남북한정상회담 특별사이트 화면에는 아예 한국어 제목을 붙여 세계적 관심을 고조시켰다.
CNN은 인터넷사이트에 「김대중 대통령 평양도착,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시작됐다」는 제목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톱뉴스로 보도하고, 정상회담 보도를 위해 별도로 마련한 특별사이트에는 「남북한간 만남」이라는 한국어 자막을 내보냈다.
미국 통신사인 AP는 金위원장의 직접 영접나온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는 기사를 타전하고 『金위원장의 공항 영접은 남북 화해를 위한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도 金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면서 『金위원장이 金대통령 영접을 위해 이례적으로 대중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고밝혔다.
○…홍콩의 경제 일간인 신보(信報)는 이날 『남북정상회담은 성과보다도 양국 지도자가 반세기의 대립과 반목 상황 속에서 마주 앉게된 상징적 의의를 중시해야한다』고 논평했다.
신보는 아시아 3대 경제국인 한국의 金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金위원장과 만나 중대 성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기술적으로 교전상태에 있는 양국 최고 지도자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보는 『金대통령이 북한에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 성사시킴으로써 통일의 이정표를 마련했으며 金위원장 역시 남한의 회담제의를 수용, 경제원조와 외국투자 등을 얻게 됨으로써 2,100만 국민의 식량난 해결에 활로를 열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미·일·중·러시아 등 주요국뿐 아니라 동남아·중남미·동유럽 등 해외 각국 언론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인도네시아 현지언론인 콤파스는 이날 「현실로 다가오는 오랜 꿈」, 스웨덴 익스프레션은 「역사적인 만남」이란 제목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집중보도했다.
또 중남미 신문들은 「평화를 향한 한반도의 노력」이라는 제목으로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한반도 분단사 등을 상세보도했다.
독일 스피겔지는 특히 「통일을 향한 한마음」이란 제목으로 『통일을 갈망하는 한반도 국민들은 독일 통합과정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택기자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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