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통일에 대한 범교포적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는데 육탄공세에 싸움까지 벌어져 실패로 끝냈다는 본지의 기사를 읽으면서 그동안 생각해 오던 한인타운 활동에 대한 경제인으로서의 감회를 피력하고자 한다.
오랫동안 한인 교포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한인사회 활동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자기 이름이 별로 욕되지 않게 유지되면서 은퇴하고픈 계획이 있는 한 필히 비켜가야 할 일로 간주되어 왔다.
우리 민족이 가장 장점으로 치면서 또 어려움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끝없는 의욕"을 가진 이들이 그들의 목표 달성에 거추장스럽다고 생각이 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에게 흠집을 내는 것으로 문제해결을 해왔고 여기에 일단 말려들면 깨끗이 이름을 유지하는 것이 몇분의 탁월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아주 힘든 것이 그 이유였다.
이런 고정화된 관념이 상관없게 된 것이 4·29폭동 이후에 온 범교포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이었고 그동안 상당히 신변조심을 해왔던 지식계층의 현실 참여로 한인사회가 선례가 없던 고급인력의 커뮤니티 투입을 보게 된다.
그러나 거기에서도 폭동 구호기금 관리란 과정이 우려해 오던 대로 의욕을 가진 이들의 흙탕물 싸움으로 얼룩지면서 선의로 타운 활동에 참여한 지식인들을 좌절시키는 구태가 반복된 것은 타운의 장래로 보아 무척 슬픈 일이었다.
오늘 이 칼럼은 이런 옛날 일들을 반추하는 것에서 벗어나 앞으로 한인타운 활동(이는 미주 어느 지역에서나 비슷하다)을 뜻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실망하지 않고 계속 커뮤니티에서 활동할 수 있는가 한번 경제적 접근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
타운 활동은 엄청난 시간과 정력의 투자를 요구하는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적어도 무한한 좌절을 피하면서 이름이라도 상처 없이 유지할 것인가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론만 따질 것이 아니라 현실적 접근을 하고픈 만큼 좀 눈에 거슬리는 대목이 있더라도 참고 보아주셨으면 한다.
첫째,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말 것을 바라고 싶다. 너무나 복합적인 모임이라 별의별 의견이 많고 그 의견수렴에 상당한 노력 소모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항상 현실적인 목표를 정하고 활동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의욕적으로 참여했다가 실망하고 떠나는 것보다는 낮은 기대와 목표를 잡고 장기적으로 계속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둘째, 실력을 쌓은 다음에 참여할 일이다. 실력에는 재정적, 사회적, 신체적인 구별이 있을 수 있는데 어느 정도 난관이 닥치더라도 재정적 능력이 든든하면 문제해결이 상당히 쉽고 효과적이다.
그 다음이 사회적 능력인데 문제해결을 위해 다른 집단이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교적 활동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조심할 것은 이 능력을 자기자신을 위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뜻은 애초부터 버리는 것이 자신이나 타운을 위해서 좋다는 것이다.
신체적 능력은 자주 예상되는 육탄공세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방어의 필요에서다. 원래부터 이면에서 핸디캡이 있는 분들은 재정적 능력이 뒷받침되면 이런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살 수도 있으나 불의의 공격을 당하거나 할 때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자기의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좀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서는 별의별 일도 많아서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야유에는 견딜 수 있는 둔한 신경을 가질 필요가 있고 타운의 활동에는 이것이 필수의 조건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자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멀리 보아 도움이 된다.
우리는 좋으나 싫으나 한인타운의 일원이고 타운의 장래에 상당히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많은 젊은 세대의 일꾼들이 타운 활동에 준비된 자세로 참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어느 정도는 양식을 가진 이들이 대규모로 참가할 수 있다면 장래의 칼럼에는 신체적 능력과 두터운 얼굴의 필요성은 빠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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