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최 도시들, 업체 입찰통해 개 집단도살
▶ 동물보호 단체 “비인도적” 구조작전 나서
러시아 로스토프-온-돈 시 정부가 거리의 떠돌이 개 집단 도살에 대한 입찰공고를 낼 때마다 카트야 쿠즈멘코는 행동에 돌입한다. 집에서 4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한편 여러 마리의 떠돌이 개들에게 매일 먹이를 주고 있는 동물보호운동가 쿠즈멘코는 요즘 상당히 바빠졌다.
다음 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개최도시 중 하나인 로스토프-온-돈 시정부가 거리의 떠돌이 개들에 대한 도살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도시 내 떠돌이 개는 약 1만 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쿠즈멘코 등 러시아의 동물보호론자들은 “21세기에 거리의 개와 고양이를 이런 식으로 죽이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국가란 동물을 어떻게 다루느냐로도 평가되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것을 봐라, 너무 수치스럽다”라고 주장한다.
떠돌이 개들을 집단 도살한 러시아 당국의 조처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적인 조명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떠돌이 개들을 독침을 쏘아 마구잡이로 사살한 바 있는데 거리에서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개들의 처참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 동물보호 단체들이 ‘홈리스 애니멀을 통제하는 비인도적이고 비효과적인 조처를 중단해 달라“고 탄원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월드컵이 6월14일 개막하면서 11개 개최 도시 중 7개 시당국이 경기에 앞서 떠돌이 개들을 도살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후 다시 이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러시아는 전부터 떠돌이 개 문제로 골치를 앓아 왔는데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로스토프-온-돈 등 도시들이 먹이를 구하고 자신들의 영역을 보호하려 거리를 떼 지어 배회하는 개들에 대한 연례 도살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개들은 주민들의 돌봄을 받으며 주변을 평생 떠돌기도 하지만 일부 개들은 한 밤중 시끄럽게 짖는 소리에 화난 인간들을 피해 다니기도 한다.
11개 월드컵 개최도시 중 모스크바, 세인트 페테르부르크 등을 포함한 4개 도시는 개들을 죽이지 않는 정책을 택하고 있으며 나머지 7개 도시는 ‘개 사냥꾼들’과 계약을 맺어 집단 도살을 시행하고 있다.
지침에 따라 수천마리의 개들을 죽이는 계약을 따낸 도살업자들에게 정부가 지불하는 비용은 최고 16만 달러다. 도살 방법은 업자들에 따라 다르다. 일부는 독침을 쏘아 천천히, 그리고 동물권익 운동가들의 표현에 의하면 고통스럽게 죽어가도록 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하고, 일부는 안락사 시켜 화장하기도 한다.
국제 동물애호단체 등은 개최도시들에 서한을 보내 떠돌이 개들을 잡아서 불임수술을 시킨 후 놓아주는 방법을 택하도록 촉구했다. 답변을 보내온 도시는 예카테린부르크 단 한 곳뿐이었는데 내용도 불임수술은 별 효과가 없으며 “현행 규정이 인도적이며 효과가 있다”는 사실상의 거절이었다.
“소치는 이번에도 2014년 동계 올림픽 때와 같은 상황에 처하고 있다. 당시 행했던 집단 도살이 효과가 있었다면 4년 후 지금 똑같은 문제에 봉착했겠는가”라고 동물 보호단체 관계자인 안드르제이 파즈간은 반문했다.
어떤 나라든 떠돌이 개 문제를 인도적 방법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그 숫자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이 동물보호 단체들의 지적이다.
러시아에는 동물보호 관련법이 거의 없다. 초안 작성이 끝난 법안이 있긴 하지만 벌써 7년째 의회에서 잠자고 있다. 러시아 형법에도 가학적 목적으로 동물을 죽이거나 고문하는 것을 허용치 않는 구절이 있긴 한데 입증 자체가 상당히 힘든 게 현실이다.
애완견을 사랑하는 러시아인들도 물론 많다. 지역 자선단체가 후원하는 유기동물 입양도 보편화되는 중이고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는 스토리들이 사진과 함께 소셜미디어 사이트에도 수 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애완동물 소유주들도 많은 반면 러시아엔 애완동물 면역주사, 불임수술 등 건강보호 문화가 정착되지는 못했다고 모스크바의 동물보호 운동가 에카테리나 드미트리바는 설명한다. 게다가 러시아에선 수의사의 면허가 필요치 않고 정부에 등록조차 할 필요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동물들은 소유물로 간주될 뿐 러시아에선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정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생각도 그렇다는 것. “러시아 정부가 떠돌이 개들을 죽이는 업자들에게 돈을 지불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첫 반응은 믿을 수 없다는 놀라움이다. 그들은 내게 인간들의 문제만으로도 너무 벅찬데 왜 길거리의 떠돌이 개들까지 거두느냐고 되묻는다”고 트미트리바는 말했다.
동물보호 단체 ‘독 패트롤’이 모금운동을 벌여 로스토프-온-돈의 외곽에 마련한 떠돌이 개 수용소엔 동물들의 불임수술과 면역 주사를 맞힐 수 있는 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 월 400마리 개의 불임수술을 할 수 있는 시설이며 경비는 1만9,300달러로 추산된다.
러시아는 개 소유주에게 개의 건강관리를 교육시키는 전국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동물보호 단체 휴매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의 한 관계자는 “개나 고양이를 샀다가 불임수술도 안 시키고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떠돌이 개에 관한 문제는 끊임없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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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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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미친개소리 맞다ㅡㅡㅡㅡ전세계에서 인간들에게서 처참하게 사육되어서 강제로 도살당하는 소 돼지 닭의 수가 하루에 수천만 마리이다ㅡㅡㅡ뻘건핏물이 스며나오는 레어 스테이크를 칼로 쓱쓱 썰어서 쩍쩍 씹어 먹으면서ㅡㅡㅡ다른 사람들이 개를 먹는다고 미개인이라고 지랄을 하는 인간 비슷한 년놈들을 보면 ㅡㅡㅡ인간들의 악락한 이기주의에 치가떨린다ㅡㅡㅡ그러고는 송아지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서 제일 맛이 좋다고 그러지...
미친-개-소리! ㅎㅎㅎㅎ 아래분 덕에 웃읍니다.
무슨 미친-개-소리를 두번이나 올리냐? 미친-놈-아!
aakiei maumuar
aakiei maumu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