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음속에 꿈으로 남아 있던 알라스카를 상상도 못할 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크루즈를 타고 망망대해의 파도를 넘어 다녀왔다. 시애틀을 출발해 주노-스카그웨이-트레이시 암-케치칸-빅토리아를 잇는 일정으로 끝도 없이 넓고 넓은 땅에 펼쳐지는 산맥과 협곡, 폭포와 빙하, 그리고 꽃들과 새, 연어, 동물… 인디언들의 역사의 흔적등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을 체험하고 왔다. 보잘것없는 글 솜씨로 다 옮길 수는 없지만 이 소중한 경험들을 나누고 싶어 가는 곳마다 기록한 단상들을 모아 2회에 걸쳐 글로 옮겨본다 김 희숙 (시인, 동양여행사 대표)
어머어마한 크루즈선
그곳은 작은 타운...
시애틀 Pire 30에 도착 했을 때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방학 중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의 투어 그룹이 많이 눈에 띄었다.
우리 일행은 여의도 아파트 몇 동을 옮겨다 놓은듯한 어마어마한 크루즈선에 놀라며 승선 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배에 발을 들여놓았다.
배 안에서는 모든 것이 방 열쇠로 소통이 되는데 10층의 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14층까지 연결된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우리 일행은 정말 배 안이 맞느냐고 서로 놀란 눈길을 보냈다.
영화 <타이타닉> 이나<포세이온 어더벤처>에서 본 기억이 나지만 말이다 우린 발코니가 달린 방으로 갔는데 배의 뒷편에 위치한 복도에서 배 앞쪽의 복도까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침실에는 화장실, 샤워실, 옷장,책상,텔레비전, 냉장고, 서랍 장 등 호텔방 보다 더 편리하게 꾸며져 있었다.
발코니에 나가 확 트인 바다를 바라보았다, 선착장에는 대형 컨테이너들이 즐비한데 HANJIN이라는 낯익은 마크가 들어오자 얼마나 반갑고 자랑스럽든지, 시장기를 떼우려 14층에 있는 식당으로 올라갔는데 바다가 다 보이는 대형 식당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는 선착장, 바로 옆에 정박 되어 있던 OOTEDERDAM 크루즈가 먼저 떠나면서 부-웅 기적을 울리자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었다
만나본 적도 없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약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나도 무심히 손을 흔들었다 언제 바라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고 바라 볼 때마다 다른 감정으로 다가오는 바다, 일주일 동안 나의 꿈과, 고독과 , 허기를 채워줄 바다에 같이 떠 있다는 연민에서 였는지도 모른다.
점심을 먹고 배의 내부도 구경할 겸 한바퀴를 돌아보았는데 배 내부의 양 옆에는 갖가지 선인장을 심어놓고 한 켠에는 옛 영화 배우들의 유물들도 전시되어있어 눈길을 끌게 했고, 도서관, 대형 극장, 공연장, 3곳, 바, 라운지, 사진관, 겔러리, 인터넷 카페, 골프 연습장,카지노, GYM, SPA, SAUNA, YOGA, 미용실, 선물가게 등등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없는 것이 없어 우리 일행들은 또 한 번 입을 다물지 못했다.
3시에 공연장에 모여서 구명상의를 입는 법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을 들었다. 배의 옆에는 100명씩을 태울 수 있는 보트가 10개나 실려 있었다.
배의 맨 위의 수영장에서는 벌써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이 춤을 추면서 축제의 분위기가 시작 되었다. 4시경 배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멀리 질주 하는 차들과 낯선 도시가 멀어지면서 갑자기 두고 온 가족들이 생각났다.
저녁은 6층에 있는 베네치안 다이닝 룸에서 맛있는 해물요리를 시켰다 우린 오아이호에서 두 자매와 뉴욕에서 온 2명의 여자, 그리고 두 부부가 있었는데 토네이도로 집을 잃고 왔다고 했다.
약간 얼굴은 어두웠으나 토네이도에 이력이 났다면서 아주 담담해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랬다 우린 하와이에서 왔다고 했더니 모두들 부러워했다. 저녁을 먹고 배위를 한 바퀴 걸으면서 조깅을 했다.
8시에는 Welcom on board Show, Tony Cherry의 쇼 공연을 즐겼다.
브로드웨이 수준급의 쇼 였다. 그리고 10시에는 영화 RV를 관람했는데 문제를 안은 한 가정이 RV 여행을 통해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영화였다. 방에 돌아와 발코니에 서니 휘영청 밝은 달이 걸려있었다.
첫 날이라 정말 뭐가 뭔지 어리둥절했지만 가만히 돌아보니 그래도 알차게 시간을 즐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 앞에 메모꽂이에는 미리 다음날 들릴 곳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스케쥴을 프린트해서 미리 꽂아두었다. 잠자기 전에 미리 첵크를 해서 알아두면 다음날 일정을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 여섯시 조금 지나 눈을 떴는데 붉은 해가 이미 단정한 얼굴로 솟아 있었다. 침대에서 바라본 해는 정말 장관이었다 우리가 잠든 동안도 배는 끝도 없이 달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발코니에 나가보니 끝도 없이 펼쳐지는 산맥이 병풍처럼 쳐져 있고 배는 다음 기착지인 쥬노(Juneau)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나자 가게들이 문을 열었다 면세점에 온 것처럼 웬만한 것은 다 있는 듯 했다
10시에 Art Auction을 구경했다. 그림을 아는 사람들은 고가인데도 쉽게 구입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랬다
배 위에 올라가 바다를 보노라면 가끔 고래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배에 있는 날은 미리 하고 싶은 Activity를 찾아 즐기면 지루할 시간이 없다. 연령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안내원들이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기 전에 우린 사우나에 누워 흔들리는 배에 무게를 쏠리며 영화 속의 장면들을 얘기 하면서 호사를 누렸다 바다가 확 트인 자쿠지에 올라가 하늘을 마주 보기도 하고 등받이 의자에 않아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마음껏 쏘였다
저녁에는 Captin’s Welcom Party에 정장을 하는 날이라 하와이에서는 쉽게 차리고 나설 일이 없던 옷을 입고 Deck 으로 갔다. 마치 아카데미 시상식을 방불케 할 만큼 사람들이 모두 멋있어 보였다.
저녁에 다시 들린 다이닝 룸에서 어제 배에 탈 때 우리들에게 한국말로 인사하던 타일랜드 안내원이 음식 서브를 해 주었다.
안내원을 통해 이 배는 116,000톤, 952 피터, 총 2670명이 탈 수가 있고 현재 1850 명 승객에 800명의 안내원이 탔다고 했고 종업원들의 명찰에는 각자 출신 국의 국가명이 표기 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에이전시를 통해서 10개월 계약제로 와서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녁에는 카지노에서 SLOT TOURNAMENT가 있었다.
방으로 돌아오는길 밖으로 나가 밤바다를 바라보았다 오가는 배 한 척 없는 망망대해,낯선 골목을 들어선 듯 쓸쓸했다
갑자기 혼자 남겨진 듯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밤의 바다는 부성애적인 모습이었고 우리가 잠자고 있는 동안도 이 배는 자신의 무게를 끌어안고 끝없이 달릴 것이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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